스톡홀름 증후군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인질이 납치범에게 동화되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이 말을 들었을 때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는데요. 스톡홀름 증후군은 정말로 인질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되는 걸까요? 아니면 살기 위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생존 본능일까요?
오늘은 스톡홀름 증후군의 배경부터 비슷한 심리증상까지 알아보겠습니다.
스톡홀름 증후군은 어떻게 생겨나는 것일까? (+비슷한 심리증상은?)
스톡홀름 증후군의 배경과 개념
스톡홀름 증후군은 이해하기 힘든 복잡한 심리 현상 중 하나입니다. 인질이나 납치 피해자가 자신을 감금하거나 학대한 가해자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을 갖게 되는 상황을 설명합니다. 이 현상은 1973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발생한 은행 강도 사건에서 유래했습니다.
범인들이 은행 직원들을 인질로 잡았고, 이 상황은 6일간 지속되었는데요. 인질 구조 작전이 진행되는 동안, 몇몇 인질들은 자신들을 구출하려는 경찰보다는 오히려 자신들을 감금한 범인들에 대해 동정심과 긍정적인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경찰이 납치범들을 진압할 때, 오히려 납치범들이 자신들을 돌봐줬고, 신체적 위해를 가하지 않았다고 감싸기도 했습니다. 이 사건 이후, 이러한 현상에 대해 '스톡홀름 증후군'이라고 명명하게 되었습니다.
스톡홀름 증후군의 과학적 근거는?
스톡홀름 증후군이 발생하는 뇌과학적 이유를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은 아직 없습니다. 그러나 몇 가지 주요 이론이 제시되었는데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생존 메커니즘입니다. 위협 상황에서, 뇌는 생존을 위해 가해자와의 관계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르도록 행동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이는 초기 인간이 사회적 동물로 발전하면서 사회적 결속과 협력이 생존에 중요한 요소였던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뇌의 특정 부위, 특히 스트레스 반응과 관련된 부위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스트레스가 발생하면 뇌는 코르티솔과 같은 호르몬을 방출하여 신체가 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합니다. 장기간 스트레스 상황에서, 이러한 호르몬은 뇌의 감정과 사회적 상호작용을 담당하는 부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는 인질이 가해자에게 동정심이나 애정을 느끼게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인질 상황에서 작은 친절한 행동조차도 상대적으로 큰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이는 '포로의 딜레마'와 관련된 심리학적 원리인 '행동 강화'와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가해자의 작은 친절한 행동이 인질의 뇌에서 강력한 긍정적 반응을 유발하여, 결국 가해자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 형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아직 제대로 된 검증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가설로 남아있습니다.
스톡홀름 증후군과 비슷한 심리 증상
인간이 극단적인 스트레스 상황이나 복잡한 사회적 상호작용에서는 스톡홀름 증후군과 같은 심리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는 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주며, 심리학과 사회학, 뇌과학에서 중요한 연구 주제로 다뤄지기도 합니다.
리마 증후군 (Lima Syndrome)
스톡홀름 증후군의 반대 현상으로, 인질을 취한 가해자가 인질에게 동정심을 느끼기 시작하는 상황을 설명합니다. 이 현상은 1996년 페루의 리마에서 일어난 일로부터 명명되었으며, 테러리스트들이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인질에 대해 동정심을 갖게 되어 대부분의 인질을 해치지 않고 석방한 사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트라우마 본딩 (Trauma Bonding)
피해자가 학대하는 파트너나 가해자와 강한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현상입니다. 이 유대감은 공동의 트라우마 경험을 통해 강화되며, 피해자가 학대 상황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트라우마 본딩은 가정 내 폭력, 학대적 관계, 심지어 일부 극단적인 종교 집단 내에서 비교적 자주 관찰할 수 있습니다.
가정 폭력을 당한 어머니가 폭력적인 아버지를 감싸고 도는 모습 등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것도 트라우마 본딩의 예시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포로의 사랑 (Prisoner's Love)
교도소나 포로수용소에서 포로가 자신을 감금하거나 감시하는 간수 등에게 긍정적인 감정이 생기는 현상입니다. 이는 스톡홀름 증후군과 유사한 메커니즘을 공유하지만, 주로 감금 상황에서 발생합니다.
폴리 아 되 (Folie à deux)
폴리 아 되로 읽히며, '둘의 광기', '공유 정신병적 장애', '유도 망상 장애'라고도 불리는 이 현상은 긴밀한 관계에 있는 두 사람 사이에서 발생하는 공유된 정신 장애입니다. 한 사람의 비현실적인 신념이나 환상이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어 두 사람 모두 같은 망상적 생각이나 행동을 공유하게 됩니다.
영화 조커2의 부제가 'Folie à deux'인 이유는 할리퀸이 조커를 치료하기 위한 정신과 의사였다가 조커의 사상과 신념에 동화되어 그에게 빠지고, 할리퀸도 조커와 같은 악역의 인격을 가지게 되는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극단적인 사례이며, 두 사람 사이의 강력한 정서적 유대와 고립된 환경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