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을 하신 분들이라면, 기업의 액면분할을 호재로 여기는 것을 자주 보셨을텐데요. 실제로 시가총액이 변한 것도, 내가 가진 주식의 수가 늘어난 것도 아닌데도 호재로 여기는 이유는 뭘까요? 그 이유는 액면가가 저렴해지면, 사람들이 쉽게 주식을 살 수 있어서 신규 참여자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런 현상을 일컫는 심리효과 용어인 디노미네이션 효과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디노미네이션 효과의 정의와 활용 - 만원권보다 천원권을 쉽게 쓰는 이유
디노미네이션 효과(Denomination Effect)란?
디노미네이션 효과(Denomination Effect)는 소비자 행동 및 심리학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돈의 액면가(denomination)가 소비자 지출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 용어는 경제학자 아모스 트버스키(Amos Tversky)와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이 심리적 회계(Psychological Accounting)라는 개념을 연구하면서 처음으로 도입한 것입니다. 간단히 말해, 사람들은 큰 금액의 지폐보다는 작은 금액의 지폐나 동전을 더 쉽게 지출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디노미네이션 효과의 뇌과학적 이유
디노미네이션 효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우리의 뇌가 돈을 다루는 방식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뇌는 돈을 추상적인 숫자보다는 실질적인 형태로 인식합니다. 같은 금액을 지불할 때도, 큰 금액의 지폐는 뇌에서 더 큰 가치로 인식되기 때문에 지출 시 더 많은 심리저항을 느끼게 됩니다. 반면 작은 금액의 지폐나 동전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것으로 간주되어 쉽게 사용될 수 있게 되는데요.
뇌과학 연구에 따르면 전두엽(prefrontal cortex)은 돈을 사용할 때 활성화되며, 이 부분은 의사 결정과 자제력을 관장합니다. 큰 금액을 사용하려고 할 때, 전두엽의 활동이 증가하여 더 신중한 결정을 하도록 유도합니다. 반면 작은 금액의 경우 이러한 저항이 상대적으로 약해져 더 쉽게 지출하게 된다고 합니다.
디노미네이션 효과가 나타난 실제 사례
인도의 화폐개혁
2016년 인도 정부는 고액권 지폐를 무효화하는 화폐개혁을 단행했습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큰 금액의 지폐를 작은 금액으로 교환해야 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소액 지폐로 변환된 금액은 쉽게 소비되는 경향이 있었으며, 사람들은 작은 금액의 지폐를 더 자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상품 마케팅 전략
여러 대형 마트와 상점들은 디노미네이션 효과를 활용해 상품을 판매합니다. 예를 들어, 고객들에게 큰 지폐를 사용하는 대신 작은 금액의 동전을 사용하게 유도하여 더 많은 소액 구매를 유도하는데요. 9,900원, 990원 같이 한 단위를 내릴 수 있는 금액을 상품 가격으로 책정하는 것도 디노미네이션 효과를 노리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디노미네이션 효과에서 벗어나는 방법
예산 관리
무엇보다 지출할 금액, 살 물건 등을 미리 정해놓고 지출하는 것이 이런 심리적 오류로 나타나는 과소비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디지털 결제 사용
요즘은 현금보다 카드나 카카오페이 같은 결제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하는데요. 현금 대신 디지털 결제를 사용하면 디노미네이션 효과를 줄일 수 있습니다. 디지털 결제는 물리적인 돈을 직접 다루지 않기 때문에 금액의 크기에 대한 심리적 저항이 줄어들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실제로 금액을 보지 않는 점, 할부와 같은 금융서비스를 활용 가능한 점 등이 오히려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