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처음으로 가상자산거래소를 허가하다.
호주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 인디펜던트리저브(Independent Reserve)가 싱가포르 통화청(MAS)의 정식 허가를 받은 최초의 가상자산 거래소가 됐다. 지금까지 가상화폐 거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해오던 싱가포르에서, 이번 계기로 정부 공인 가상자산 서비스가 본격화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디펜던트리저브, 싱가포르 첫 공인
호주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인 인디펜던트리저브가 싱가포르 통화청(MAS)로부터 허가를 받은 최초의 가상자산 거래소가 됐다.
인디펜던트리저브는 싱가포르 결제서비스법에 따른 디지털결제토큰(DPT) 서비스 제공업체로 승인을 받았다고 6일 밝혔다. 싱가포르 결제서비스법은 DPT의 정의로 비트코인(BTC) 같은 가상자산을 포함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에서 가상자산 사업자들이 조건을 갖춰 정부에 신고하도록 하는 것처럼, 싱가포르는 결제서비스법을 통해 가상자산사업자들이 DPT 서비스 운영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자금세탁방지(AML) 대책, 트래블룰 시스템 등을 갖춰야 한다.
2013년 설립된 인디펜던트리저브는 2019년 말 싱가포르에 첫 해외지사를 설립, 가상자산 거래소 및 장외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아드리안 프젤로즈니 인디펜던트리저브 최고경영자(CEO)는 "인디펜던트리저브는 싱가포르 통화청으로부터 시스템의 건정성을 인정받았다"며 "이번 허가 취득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100여곳 허가 대기 중
싱가포르에서는 결제서비스법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소들 100여곳이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스1로이터
싱가포르에서는 2020년 1월 개정 결제서비스법을 시행해 가상자산사업자들이 허가를 받도록 했다. 이후 170곳의 가상자산사업자가 허가신청을 했으나 30곳은 허가신청을 취소했고, 2건은 허가가 거부됐다. 인디펜던트리저브를 제외한 거래소들은 임시면허로 운영 중이다. 100여곳이 통화청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통화청 대변인은 최근 "통화청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시키는 사업자에게 허가를 내 줄 계획이며 사업자들이 낸 허가신청서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자금세탁이나 테러자금조달, 기술위험 등을 해결하기 위한 기술적 취약성에 대해 면밀히 살펴보고 있으며,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사업자들은 허가를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의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강력한 단속으로 홍콩을 기반으로 하고 있던 가상자산 사업자들이 대거 싱가포르로 거점을 옮기려는 움직임을 보고 있다. 인디펜던트리저브의 허가 취득으로 이런 움직임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인디펜던트리저브의 락스 손디 이사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시선이 싱가포르와 그들의 규제체제에 집중돼 있다"며 "허가 과정에 다소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은 투자자 보호와 자금세탁방지 등 조치를 제대로 살펴보기 위한 통화청의 노력 때문"이라고 말했다.